순간적으로 재구성하는 컨텍스트: LLM 사용의 새로운 접근

Posted on December 15, 2024
순간적으로 재구성하는 컨텍스트: LLM 사용의 새로운 접근

순간적으로 재구성하는 컨텍스트: LLM 사용의 새로운 접근

본 글은 최근까지 진행한 리서치를 소개하기 위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논문 초안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장기 대화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누적 컨텍스트(cumulative contex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대화의 매 순간마다 최소한의 필수 정보만을 재구성함으로써, 모델이 중요한 사실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거하도록 유도합니다.

누적 컨텍스트의 한계

지금까지 대부분의 LLM 기반 대화 시스템은 이전 모든 발화를 누적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구현에는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었으나 본질적으로 누적 컨텍스트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이 방식은 대화가 길어질수록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 가중치 희석(Weight Dilution): 토큰 수가 증가하면서 핵심 정보마저 충분한 주의(Attention)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 잡음 증폭(Noise Amplification): 오래되거나 무관한 정보가 그대로 남아 모델이 현재 필요한 정보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대화 후반부로 갈수록 모델 성능과 계산 효율성 모두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엔트로피 기반 주의력 분석

본 논문에서는 모델의 주의 집중도를 정보 이론적 지표인 “엔트로피(Entropy)”를 통해 해석하였습니다. 엔트로피가 높다는 것은 주의력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음을, 낮다는 것은 특정 핵심 토큰에 집중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존 누적 컨텍스트 방식은 대화 진행에 따라 엔트로피를 증가시키지만, “순간적으로 재구성되는 최소 컨텍스트” 접근을 통해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면 엔트로피를 낮춰, 모델이 보다 효율적으로 핵심 정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검색 기반의 최소 컨텍스트 재구성

이러한 접근법을 구현하는 핵심은 Retrieval(검색) 기술의 활용입니다. 모든 과거 대화를 매번 그대로 입력하는 대신, 대화 히스토리를 외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BM25, HNSW, RRF 등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현재 질의(사용자 프롬프트)와 관련도가 높은 정보만 신속히 선별합니다. 이 과정에서 최근 발화는 항상 포함하여 대화 흐름을 유지하고, 상위 K개 결과를 선택하며 모델의 입력 길이를 엄격히 관리함으로써, 매 턴마다 “작고 의미 있으며, 현재 질의에 꼭 맞는 컨텍스트” 재구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기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접근과의 차별성

물론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RAG) 접근법 역시 외부 지식을 모델 응답에 접목한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그러나 많은 RAG 방식은 검색된 문서를 단순 누적하거나 전체 대화를 유지함으로써 누적 컨텍스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하며, 이 접근법의 목적 역시 컨텍스트 길이 문제의 해결이 아닙니다.

해당 논문에서 제안하는 “순간적 재구성” 방식은 매 턴마다 컨텍스트를 처음부터 다시 구축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전 턴에서 유용했던 정보라도 현재 필요하지 않다면 과감히 제외함으로써, 대화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컨텍스트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관점: “사물이 아닌 사실의 총합”

이 방법론은 단순한 기술적 개선을 넘어, 의미 형성 과정에 대한 철학적 관점과도 연관됩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세계는 사물(things)의 총합이 아니라 사실(facts)의 총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LLM 컨텍스트 관리에 적용하면, 모든 토큰(사물)을 무조건 쌓아두기보다 매 순간 필요한 “사실”만을 선택해 컨텍스트를 구성하는 과정과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대화 맥락은 고정된 누적물이 아닌, 필요한 사실을 적절히 재배치하는 동적인 의미 형성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론은 그의 후기 사상인 ”언어 게임(Language Games)”의 관점과도 일치합니다. 의미를 고정불변한 것으로 보지 않고 상호작용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맥락적 개념으로 볼 수 있고, 이는 LLM 컨텍스트를 상호작용에 의해 순간순간 동적으로 재구성되어 일시적으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개념으로 바라보는 접근법의 철학적, 논리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LLM의 입력으로서 바라보던 컨텍스트를 LLM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매 순간 적절히 재구성해야 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독립시킬 수 있으며, 현대의 언어철학과 언어학이 이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기대 효과

이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점이 기대됩니다.

  • 계산 효율성 향상: 불필요한 토큰 처리가 감소하여 모델 실행 비용 절감
  •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응답: 핵심 정보에 집중함으로써 응답 품질 향상
  • 도메인 지식 연계 용이: 검색을 통해 필요할 때만 특정 도메인 지식을 선택적으로 반영 가능

결국 LLM 대화는 단순히 모든 정보를 누적하던 단계를 넘어, 매 순간 최적화된 컨텍스트를 정교하게 구성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결론

해당 논문에서 제안하는 “순간적으로 재구성되는 최소 컨텍스트” 개념은 LLM 대화 처리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엔트로피 분석, 검색 기반 동적 필터링,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통찰을 결합한 이 개념은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대화형 AI가 정보 관리와 의미 형성 면에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이 접근법이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고 발전함에 따라, LLM은 장기 대화를 한층 효율적이고 명확하게 다루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통해 대화형 AI는 의미 있고 체계적인 맥락 형성 능력을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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